(한국어 원문)「日韓交流 若者へのメッセージ」第10回 パク・スンジュさん

「베품의 선순환」

한일 교류거점 공간 ‘대구하루’ 대표 박승주


 일본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나는 학교 안팎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도 인복이 많은 편이라 생각하지만, 당시에도 타국에서 혼자 유학하는 나의 처지를 염려하여 이따금 식사초대를 해 주시거나 자식처럼 안부를 물어보며 마음을 써 주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계셨다. 어느 날 그 중 한 분과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는 길에 평소에 나에게 베풀어주신 후의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리자, 그 분이 웃으며 하신 말씀이 있다.

 “나중에 출세하면 갚으렴. 하지만, 꼭 나한테 갚지 않아도 돼, 훗날 어딘가에서 지금의 너 같은 처지의 일본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그런 마음으로 대해 주면 돼. 난 그걸로 충분해.”

 비록 출세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 때 그 분이 던지신 그 말의 울림이 너무나 커서 나는 지금도 그분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K·POP이나 한국 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지난 몇 년간 한국으로 유학 오는 일본인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나는 대구라는 한국의 지방도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면서, 시가지 중심가에서 북카페(대구하루)를 겸한 한일교류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업무상 일본인을 접할 기회가 많다. 게다가 내가 운영하는 사업체는 이 지역의 대학 및 일본의 덴리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서 매학기 일본인 유학생이 한두 명씩 인턴으로 들어온다. 인턴이라고는 하지만 대단한 일을 시키는 것은 아니고 이곳을 드나드는 한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거나 행사 보조 업무 정도이다. 이곳을 드나드는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일본인을 만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일본인 인턴이 오면 아주 반가워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나의 유학시절 경험을 살려 모처럼 이곳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가능한 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여러 기회를 제공하고자 애쓰는 편이다. 그 마음을 알아주는지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과는 지금도 여전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데, 가끔 그 학생들에게 나의 유학시절 이야기와 더불어 그 분이 해 주신 말씀을 똑같이 전할 때가 있다. 그 학생들에게 내가 하는 행동이 그 때 그분만큼의 울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한일교류가 거창한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상의 사소한 만남일지라도 선한 영향력은 선순환 된다고 나는 믿는다. 국민들의 뜻과는 상관없이 정치적인 문제로 가끔 한일관계가 틀어지거나 지금처럼 COVID-19로 인해 교류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이런 작지만 의미 있는 만남을 통해 우리의 관계는 더 오래 끈끈하게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그 믿음이 내가 한일교류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다. 유학시절 나에게 선의를 베푸신 그 분의 말씀대로 이 곳을 거쳐 가는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나는 앞으로도 내 힘이 닿는 날까지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박승주
영남대학교 사범대학 일어교육학과를 졸업. 2006년 나고야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현재, 영남대학교와 금오공과대학교 등에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한일 교류거점 공간인 ‘대구하루’를 운영하고 있다.
『경주는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원저 森崎和江 『慶州は母の呼び声:わが原郷』(서울:글항아리 2020 공역)를 한국어로 번역,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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